1. 운영비를 원조하는 차원에서 조합간부 숙소용 주택과 조합 활동의 편의를 위한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(울산지법 2013. 2. 20. 2012 가단7327)
1. 사실관계
○ ●●자동차 회사는 근로시간 면제제도 시행(2010. 7. 1.) 이전 노동조합에게 편의를 위해 아파트 2채와 승용차 13대를 무상 지원해왔으나 근로시간 면제제도 시행 이후이것이 노조법에 위반된다고 판다하여 노조에 주택 및 자동차를 반환하여 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노조는 이를 거절하였음.
2. 판결요지
<이 사건 주택 및 자동차의 무상 제공의 법적 성격>
○ 자동차와 주택의 무상 제공이 단체협약 자체에 의하거나 그에 근거를 둔 것이라 하더라도 그 단체협약에 따라 맺게 되는 구체적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발생, 소멸, 변동은 그 자체의 법리에 따라 판단하면 족하고, 그 법률효과의 선결조건으로서 노조법상의 단체협약의 해지 등의 조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는 볼 수 없음.
○ 사용자가 노조에 단협에 따라 무상 제공하여 온 주택이나 차량의 사용관계는 민법상 사용대차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, 회사가 노조에게 주택 및 자동차를 무상 제공함에 있어 그 반환시기를 정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, 그 법적성격은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는 사용대차로 봄이 상당하고, 그 법률관계의 발생, 소멸, 변동 역시 민법상 사용대차의 법리에 판단하면 족함.
<이 사건 사용대차가 노조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>
○ 다음과 같은 이유를 볼 때 노동조합의 운영비 원조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를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만으로 한정할 수는 없음.
① 노조법 제81조 제4호 규정에 운영비 원조 금지의 범위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져 있지 아니하고, 단서에서 예외로 정한 ‘기금의 기부 및 사무소 제공’을 허용되는 원조행위의 예시적 열거로 보기도 어려운 점,
② 노동조합 측의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만 부당노동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면 부당노동행위 여부가 “자주성이 침해될 현저한 위험“이라는 불확정 개념에 좌우되어 기준이 모호하게 될 우려가 있고 그로 인해 그 입법취지가 몰각되거나 실효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큰 점
③ 노조가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1991.5.28. 선고 90누6392 판결은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 지원 금지 등의 규정이 없었던 구 노조법 하에서 나온 판결로서 새로운 노조법이 발효된 후에 위 판결을 원용하는 것은 적절치 아니한 점
○ 이 사건 사용대차의 내용은 원고가 피고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차원에서 조합간부 숙소용 주택과 조합 활동의 편의를 위한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인바,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사용대차는 노조법 제81조제4호에 규정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됨이 명백하다고 할 것임.
3. 검토
○ 이번 판례 노조법 제81조 제4호의 노동조합 경비지원 금지와 관련하여 최근 판례의 경향과 같이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음.
- 즉 노조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서 예외로 정한 ‘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 사무소 제공’을 제외하고는 사용자나 근로자의 의도가 어떠한지 여부에 관계없이 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침식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봄(대전고법 2013. 1. 10. 2012누483).
- 단체협약에 사용자가 노동조합 운영비를 원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면 그 부분은 위법하여 시정명령 대상이 됨(서울고법 2011.12.7. 2011누12520).
○ 노조측에서 근거로 드는 1991년 대법원 판례는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금지 등의 규정이 없었던 구 노조법 하에서의 판결이기 때문에 향후에 나올 대법원 판결이 위 판례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기는 힘든 것으로 보임.
- 최근 나오는 하급심 판결문에서도 91년 대법원 판례는 현재 노조법 규정과 맞지 않고, 전임자 급여와 조합운영비가 전혀 별개의 항목이라 볼 수 없고, 전임자에 대한 급여재원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었다면 다른 운영비 지원의 허용 여부 역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봄(대전고법 2013. 1. 10. 2012누483).
※ 91년 판결은 사용자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으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게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, 특히 그 급여지급이 조합의 적극적인 요구 내지는 투쟁결과로 얻어진 것이라면 그 급여지급으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결함(대법 1991. 5. 28. 90누6392).
○ 또한, 사안에서 판례는 사용자가 노조에게 단협에 따라 무상 제공하여 온 주택이나 차량의 사용관계는 민법상 사용대차에 해당하고, 그 법률관계의 발생, 소멸, 변동 역시 민법상 사용대차의 법리에 판단하면 족하다고 함.
- 따라서 노조가 주택과 차량의 반환의무를 가지는 데에 단체협약의 해지 등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고, 민법의 사용대차 규정에 따르면 됨(대법 2002. 3. 26. 2000다3347).
- 민법 제613조 제2항에 따라 사용대차 목적물은 기간의 약정이 없는 한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, 수익이 종료한 때에 반환하여야 하는바, 이 사건의 사용대차 관계가 노조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목적물을 사용, 수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노조는 이를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.
※ 참고로, 사용자가 노조에게 무상 제공하여 온 주택이나 차량의 사용관계가 모두 민법상 사용대차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, 단협에 근거 규정이 없고, 관행상 사무소를 제공한 경우 사용대차 관계가 없다고 한 판례도 있음(서울행법 2012.11.1. 2012구합17193).
